바  다
                  
       김 종 길

차운 물보라가
이마를 적실 때마다
나는 소년처럼 울음을 참았다

갈갈이 부서지는 파도 사이로
걷잡을 수 없이
나의 해로(海路)가 일렁일지라도

나는 홀로이니라
나는 바다와 더불어 홀로이니라

일었다가 스러지는
감상(感傷)의 물거품으로
자폭(自暴)의 잔을 채우던 옛날은
이제 아득히 띄워보내고

왼몸을 내어맡긴 초인의 깊이 위에
나는 꽃처럼
황홀한 순간을 마련했으니

슬픔이 또한 바다만 하기로
나는 뉘우치지 않을
나의 하늘을 꿈꾸노라